240902. 여과기 청소
8월은 고인물이 된 듯 했다. 분명히 시간을 보내며 살지만 맴도는 특정 감정이 수로를 막아 하루가 흐르지 못하고 고여있었다. 여과기능이 고장난 나의 삶은 자정작용이 되지 않아 이끼가 가득 낀 어항같았다. 그렇다고 억지로 그 감정을 뒤집고 싶진 않았다. 아니 사실 처음에는 엄청 뒤집으려 했다. 싸울까. 혹은 대학원을 바로 등록해버릴까 등. 자격지심으로 점철된 팀 동료를 매일 마주치며 사는 것도, 나보다 10년 이상 업무 경력을 가진 사람들과 일을 하며 마주한 아직 부족한 내 모습도 답답하고 싫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내 행동 뿐이었다. 8월 중순 이후 깨달음이 왔지만 감정 소용돌이로 많이 지쳐있던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신 하루하루 해야할 운동, 업무, 공부 정도만 지키며. 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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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9. 2. 2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