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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포카라) 나의 윈드폴

그리고 여행/1. 네팔

by 센슬리 2023. 4. 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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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거리감, 하지만 충분히 느껴지는 따뜻함
*트레킹 준비와 힐링 모든 것이 가능한 곳
*한국이 전혀 그립지 않은, 엄마밥보다 맛있는 아침밥
*지구별에 생긴 나의 또 다른 고향
*저의 네팔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포카라 포스팅 중에 '윈드폴'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많이 나왔을 거다. 포카라 여행과 트레킹을 계획하고 어느 정도 찾아봤다면 대부분 알겠지만, '윈드폴'은 한인 게스트하우스다. 
 


[윈드폴 게스트하우스]
https://goo.gl/maps/buC1AJW4U3jsrmQZA

윈드폴 게스트 하우스 · 6XC3+QW9, Baidam Rd, Pokhara 33700 네팔

★★★★★ · 호텔

www.google.com



오. 이번 포스팅을 위해 구글에 처음 검색해봤는데 별이 5개?! 근데 그럴 만하다. 음. 왜냐하면 이 공간 자체가 따뜻하다. 
 
네팔을 찾고, 포카라를 찾는 사람들은 두 분류로 나뉘어졌던 것 같다. 1. 트레킹, 2. 힐링 목적. 이 두 그룹에게 모두 안성맞춤인 곳이다. 왜냐?
 

1. 믿을 수 있는 에이전시/ 저렴한 가격: 같이 일하는 전문 에이전시가 있어 한국인 사장님을 통해 편하게 예약하고, 궁금한 점들을 물어볼 수 있다. 또한, 가격도 저렴하다. 카트만두의 다른 에이전시를 통해 견적을 여럿 받아봤지만, 윈드폴보다 저렴한 곳은 못봤다. 한국어로 예약도 가능하고, 편하고, 저렴하고, 금상천화 아닌가요...?  

2. 투숙객 간 적당한 거리, 페와호수 바로 앞 : 네팔까지 와서 힐링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분명히 나처럼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일 거다. 아마 나이도 어느 정도 있을 거고. '유랑'에서 같은 한국인 동행을 찾으면서 설렘과 재미를 찾기에는 에너지가 없는 사람들일 거다. 하지만 그렇다고 혼자 있기는 싫은. 이 복잡미묘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윈드폴이 제격이다. 매일 아침마다 1층 리셉션에서 다같이 아침을 먹기에 '함께 있다'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도 각자의 일정, 거리감은 존중하기 때문에 적당한 거리가 있다. 가장 좋은 점은 '페와호수' 바로 앞이라 매일 아침, 저녁 조금씩 다른 일출과 일몰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나처럼 물갈이 혹은 여러 이유로 아팠을 경우, 더더욱 감사한 곳이었다.  

 

물론 2.의 경우에는 그 당시 방문한 사람들의 분위기에 따라 게스트하우스의 분위기도 달라진다는 점 꼭 명심해주길. 공간을 만드는 건 사람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마침 나에게는 그 때의 분위기와 거리감, 그리고 애정이 꼭 맞았었다. 
 
그래서 나는 포카라를 가기 위해 내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나만큼 행복하고 좋은 추억을 만들기바라며, 위의 설명한 서비스적, 위치적 장점 외 또 다른 윈드폴의 이모저모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1. 아침식사

 
윈드폴의 아침식사는 윈드폴을 예약하는 이유 중에 또 다른 중요한 이유라고 한다. (나는 모르고 예약해 다른 사람들에게 건네 들었다.) 전 쉐프였던 남자 사장님이 아침 6시부터 직원 우르밀라와 같이 정성스럽게 한식을 준비해주시는데, 맛이 기가막히다.

제육볶음, 뭐 이런 메인 요리들도 맛있지만 난 나물들이 그렇게 맛있더라. 아직도 기억에 남는 시금치두부 나물. 엄마한테 해달라고 했지만 안해봤다고 칼같이 거절한 엄마 떄문에 더 기억에 남을 지도?
 
8시가 되면(8시 30분인가. 기억이 가물가물) 완성된 요리가 하나씩 나오고, 세팅이 되면 사장님이 음식을 배분해준다. 이 글을 보고 윈드폴을 가는 사람이라면~ 한 10분 정도 일찍 일어나서 음식 세팅이랑 배분을 도와준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
 

 
그리고 가끔씩 사장님의 서프라이즈 보양식 타임이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꼭 참여하시길. 저는 한국에서도 잘 안먹는 닭백숙과 흑염소탕(!)을 무려 동충화초주와 함께 네팔에서 먹고 왔습니다 쿄쿄쿄.
 



2. 정겨운 사람들
 

여행도 그렇고 우리 일상과 마찬가지로 하루를 다채롭게 만드는 건 주변의 사람들이다. 위에도 썼지만, 1) 네팔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오픈 마인드다. 다름에 대해 쉽게 판단하지 않는다. (케바케 사바사 아시죠?) 2) 그리고 적당한 거리감이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존중해준다.

이 공간의 분위기는 남, 녀 사장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겠지. 부산스럽지 않게 은근하게 챙겨주는 그 분들의 따뜻함이 공간에도,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도 은은하게 베어있었다.

 
겨울에는 야외에 불 펴놓고 고구마를 구워먹거나 같이 오손도손 얘기를 나눈다. 아니면 저녁에 맥주나 락씨 한 병 사와서 새로운 사람과 가볍게 한 잔 하기도.
 

윈드폴의 토박이 산신령 삼촌

 
그리고 매일 사람이 있기 때문에 같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 페러글라이딩을 한다거나, 클럽을 가거나, 만두를 빚거나. 나는 윈드폴 친구들과 타투 포함 위에 말한 모든 걸 같이 했다 하하. 만약 혼자였으면 그 때 만큼 신나지 않았을 듯.
 

산소주를 마시면서 클럽 오픈 시간을 기다렸으나 연령대가 너무 낮아 돌아가는 길

 

설날 기념 다같이 김치만두 빚기!
지역에 따라 각양각색의 스타일들


3. 윈드폴 마스코트 깐부와 머니

 
윈드폴에는 아주 귀여운 강아지 두 마리가 있는데, 검은 친구는 깐부고 갈색 리트리버는 머니다. 둘 다 원래 이 집 개가 아니었는데, 투숙객들이 예뻐해주고 먹을 걸 주니까 자주 오는 친구들. 깐부는 아예 여기에 자리를 잡았고, 머니는 옆집 호텔이 집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윈드폴에서 산다.
 
밖으로 산책도 자주 나가 만지면 손이 까매지지만, 윈드폴 1층 계단에 앉아 햇볕을 쬐며 이들을 만지면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다. 나의 또 다른 위로 포인트였던 깐부와 머니 ;)
 

쳐비한 머니의 앞발좀 보세요 ㅠㅠㅠ 심쿵이야 정말

 


 
윈드폴 사장님 부부를 포함해 내가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나의 또 다른 가족 같은 느낌이었다. 원래 사람을 많이 좋아하지만 회사생활을 하며 정을 주는 것에 무서움을 느꼈던 나에게 '이제는 그 두려움의 문에서 조금은 나와도 돼'라고 말해준 듯 했다. 얼마 알지 못했지만, 그 옅은 연대가 꽁꽁 싸맸던 마음의 벽을 녹여준 느낌이었다.
 
가족과 친한 친구들이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이유는, 너무 힘들 때 돌아가서 쉴 수 있다는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윈드폴은 나에게 그런 곳이 됐다. 목표는 이번 10월에 체력을 키우고 가 ABC 트레킹까지 완주하고 오는 거지만, 꼭 그 때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꼭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2주 간 함께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사장님들! 제가 두고온 꽃 보면서 저 자주 생각해주세요 :)
 


 
감사했습니다 사랑해요 윈드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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