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카라에서 내 최애 공간
*지난 감정을 쏟아내고 위로받고 온 공간
*페와호수를 바라보며 자연에 둘러쌓인 느낌
*언젠가 바를 운영한다면 이런 느낌으로 하고 싶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방문 추천
이 곳에서 난 한 시간을 울었다. 한 발자국만 발을 떼면 바로 페와호수로 들어갈 수 있는 호수 바로 앞에 앉아 엉엉 울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여행 마무리를 위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여기를 찾았다. 흐린 날씨 중 오랜만에 햇빛이 쪄 해를 가까이 받기 위해 그늘이 없는 물가 자리에 앉았다.
선우가 추천해준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읽는데 눈에 안들어오더라. 흠. 1+1으로 시킨 칵테일은 약간 토 맛이 나더라. 흠.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 화낼 힘도 없던 터라 책을 덮고 가만히 호숫가를 바라봤다.
햇빛이 물에 반사되어 반짝이며 일렁이는 윤슬이 너무 예뻤다. 그래서 빤히 쳐다봤다. 그랬더니 갑자기 눈물이 났다.
놀랐다. 뭐지? 하고 생각하는데 눈물이 왈칵 흘렀다. “현재를 살고 있구나” 하는 느낌 때문이었다.
퇴사를 하고 네팔로 힐링하러 왔다. 체력도, 정신도 건강하진 않지만 여행지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않아 움직였다. 그러면서 그 전의 힘든 감정들을 덮어두었다. 마주하는 순간 가슴이 너무 뛰고 화만 나 현재를 즐길 수 없으니까.
히말라야 숙취해소제처럼 하루하루 막아놓았던 감정이 윤슬을 보며 멍 때리는 순간 터졌다. 그동안 회사에서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 그 과정에서 “그래도 이렇게 되서 다행이네. 최악은 면했어“ 라고 얘기하면서 모른 척 했던 감정들이 하나 둘 씩 쏟아졌다.
더이상 이 감정들을 피할 수 없기도 하고, 피하고 싶지도 않았던 나는 핸드폰을 켜 메모장에 생각나는 대로 다 적었다. 그리고 그 중의 대부분의 말은 ”고생했다.“ 였다.
나와 맞지 않는 곳에서 맞추기 위해 참 고생했다. 그리고 그 위로의 말을 건네지 못하고 매일 나 스스로를 다그치기만해서 미안했다.
눈이 탱탱 붓도록 울고 나니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후련함의 웃음이었던 것 같다. 그 때 한 외국인이 옆에 와 말을 걸었다.
“혹시 니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면, 내가 들어줄게.” 아. 너무나 아름답고 따뜻한 말이다.
낯선 이에게 건네는 그의 따뜻한 마음을 감사히 받고, 이제는 괜찮다며 걱정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여기는 나에게 그런 공간이었다. 비워내는 공간. 감정뿐만 아니라 장염의 시작도 여기서 했기 때문에, 내 위장도 비워내는 공간이었네 ^^
세 번을 왔지만 그 때마다 개코는 다른 느낌이었다. 다시
한 번 포카라에 간다면 오픈부터 해질녘까지 모든 시간을 온전히 보내고 오고 싶다. 물론 a little drunken 상태로^^
개코의 낮
개코의 오후
그리고 저녁
https://goo.gl/maps/pSHD1Zya674tv4AZ8
Krazy Gecko · 6XC3+G8F, Baidam Rd, Pokhara 33700 네팔
★★★★☆ · 술집
www.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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