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내 목소리를 내는 것.
내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데
어떤 조건도 필요하지 않다.
*나를 믿어주는 단 한사람만 있다해도
난 끝까지 최선을 다할 거에요 - 신순규 애널리스트
*틀을 깨는 것도, 노력하는 것도
다 본인 스스로해서 좋았던 영화
1900년대 중반까지 미국에는 ‘그린북’이 존재했다고 한다. ‘그린북’은 흑인들이 출입 가능한 숙소, 레스토랑이 적힌 여행 안내 책자다. 인종차별이 심한 지역에서 무탈히 여행하길 바라는 마음에 만들어졌을 것이다.
아직까지도 인종 간 갈등으로 살인사건까지 일어나는 미국의 현주소가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했다. 같은 인간으로 태어나 피부색으로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분리되는 걸 경험한다면 얼마나 무력감이 들까.
영화 주인공 돈 셜리 박사는 이런 현실에 너무 익숙해져 비난도 비판도 하지 않은 채 받아들이며 산다. 불합리함은 충분히, 누구보다 절실히 느끼며 살겠지만 바뀌지 않을 거라는 절망감과 거대한 편견 때문에 일부러 말하지 않는 거다. 또한 백인 상류층들의 수요를 통해 삶을 유지하는 자신의 모순적인 삶 때문에라도 더욱 반항하지 못했을 거다. 타고난 인종인 흑인 그룹에도 속하지 못하고 자신을 필요로하는 백인 그룹에도 속하지 못한 그. 게다가 성적 소수자라는 취향은 그를 더욱 외롭고 안으로만 움추러들게 했다.
하지만 썅마이웨이의 토니를 만나 감정표현을 하며 그동안 느꼈던 불합리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누군가 해주길 바라는 수동적인 존재에서 직접 움직이는 능동적인 존재가 된다.
이 과정을 보며 내가 많이 좋아하는 신순규 애널리스트의 말이 떠올랐다. 모두가 안될 거라고 해도 단 한 명이라도 할 수 있다고 믿어준다면 난 최선을 다할 거라고.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배웠지만 사회는 그렇지 않다. 돈, 권력, 외모 등등 사회의 수요가 많은 것들을 가진 존재는 기득권이 되고, 그들의 편의에 따라 규칙은 정해진다.
먼저 태어난 존재라는 의미의 선생으로서 자녀, 후배, 후임에 책임을 가져야한다는 걸 이런적으로는 모두가 안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나이가, 권력이 되고 그들의 의견만이 정답으로 강요되기도 한다. 다름을 맞춰간다는 건 쉬운게 아니니까.
때문에 우리는 종종 삶의 나침반이 고장나고, 상처받거나 좌절한다. 특정 상황에서의 다름이 틀림이 되어 꽤 기나긴 상실과 무력감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말자 라는 커다란 가치관부터 사소한 옳고 그른 판단은 개인이 하는 것이다. 누구도 자신의 경험만을 토대로 강요해서는 안된다.
사회적 압박, 불평등, 그로 인한 좌절에 멈추지 말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다. 나이가 많아서,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나만 불편함을 감내하도록하는 상황에는 저항해야한다.
오늘 아침 갑작스럽게 전 회사에서의 감정이 올라왔다. 그 때의 힘듦은 옅어진 줄 알았는데 아직도 감정을 마주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가 뭘까. 감정을 바라보니 혹시나 내가 잘못생각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내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약한 내 모습이 보기 싫었던 것 같다.
상대는 회사의 임원, 기득권이었다. 그와 다른 생각을 가진 나는 소수고 이질적인 존재였다. 몇 번의 갈등 이후 나는 그룹에서 살아남기 위해 돈 셜리 박사처럼 불평등에 소리내기보다는 모든 걸 내탓으로 돌린 채 수동적으로 살았다. 그리고 그런 과정은 결국 전혀 나에게 도움되지 않는다는 걸 긴 회복시간을 거치며 다시금 느꼈다.
상대도 인간이다. 거대한 대명사, 관계적 존재로서 바라보기 전에 인간이다. 그러니 그 뒷 배경에 압도되지 말고 나의 불편함에 대해 당당히 얘기하자. 라고 다짐하지만 설득력있는 목소리가 되려면 내가 힘이 있어야 된다.
내 목소리가 호소력과 설득력을 갖고
내가 사랑하는 가치들을 지킬 수 있으려면
내가 힘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나의 기본권 자체에 불편함을 느낄 때에는 내 목소리를 내는데 어떤 조건도 필요하지 않다. 설혹 바로 바뀌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나의 불편함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도, 그 표현를 미루지도 말자. 잘못된 건 바로바로 표현하고, 내가 잘못 생각한 거면 맞춰가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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