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영화) 벼랑위의 포뇨

세상과/2. 영화

by 센슬리 2023. 9. 5. 19:01

본문

 

출처: 나무위

포뇨 예고편을 봤을 때는 '이 멍청하게 생긴 캐릭터는 뭐지.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이렇게 멍청하게 생긴 캐릭터도 제작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5년 후. 숙취와 새로운 자극으로 인한 생각의 꼬리물기에 지쳤던 일요일 저녁. 머리를 환기시키기 위해 넷플릭스를 뒤지던 중 그 멍청하게 생긴 캐릭터와 눈이 마주쳐 포뇨를 틀었다. 아마 5년 전의 나는 나의 취향을 어렴풋이만 알았던 것 같다. 취향을 제대로 마주한 5년 후의 나는 폰케이스 뒷면에도 멍청해보이는 캐릭터들의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는데 말이다.

 

포뇨는 너무 귀여웠다. 발이 없어 옷자락으로 파닥파닥 헤엄치는 묘사는 심쿵이었다. 역시 갓브리. 정말 디테일한 작화로 등장인물들의 모든 움직임들이 물 흐르는 것처럼 유동적이다. 그 움직임을 따라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몸을 흔들면서 보게 된다. 

 

'벼랑 위의 포뇨'는 포뇨의 귀여움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 때문에도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소스케와 소스케 엄마, 그리고 해바라기 집의 할머니들은 편견이 없다. 떠내려온 포뇨를 주운 순간부터 따라오는 파도를 보며 "이상한 파도야"라고만 생각하는 소스케. 높은 언덕 위의 집까지 파도가 밀려오는 심한 폭풍을 뚫고 포뇨가 나타났을 때 "아. 포뇨구나"하고 더이상 묻지않는 소스케 엄마. 오히려 "이렇게까지 받아들인다고?"하며 의문을 품는 내가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그 받아들임이 반복되다보니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졌다. 선과 후, 계획과 체크리스트들, 경우의 수를 생각하는 연습을 하고 있던, 삶의 지향점과 맞지 않지만 살아남기 위해/ 혹은 살아가기 위해 날을 세우는 나와 다른 모습이 좋았다. 그래서 '미야자키 하야오'는 캐릭터들을 둥글둥글하게 그려내는 걸까.

 

출처: 나무위키

포뇨가 소스케를 부르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소-스케!!! 진짜 이 세상에 소스케밖에 없는 것처럼, 소스케를 좋아하는 마음을 100% 담아 진심으로 행복하게 부르던 목소리. 그 목소리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짓게 된다.

 

포뇨의 천진난만함과 판타지스러운 내용 덕분에 나도 마치 판타지 세계를 여행하고 온 듯한 영화였다. 마음이 힘들거나 외로울 때 종종 꺼내볼 듯.

 

출처: 울산제일일보

 

'세상과 > 2.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니메이션) 플루토  (0) 2023.11.08
(영화) 치코와 리타  (0) 2023.09.24
(영화) 루시  (0) 2023.07.15
(영화) 엘리멘탈  (0) 2023.07.15
(다큐) 14좌 정복: 불가능은 없다  (1) 2023.04.03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