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도, 직원도 너무 좋은 카페 겸 바
*바는 19시부터 운영, 안주도 파니 시간맞으면 추천
*BGM으로 깔리는 음악 선곡이 너무 좋다
난징푸징역 근처 구글 지도를 보다 발견한 4.9점의 카페 겸 바. 처음엔 카페인 줄 알았는데, 알고봤더니 저녁에는 바도 같이하더라. 이름은 일익. 영어로 써있는 것처럼 태양의 날개라는 뜻이다.
대만에서의 마지막 날 찾아간 카페다. 조금씩 엇나갔던 핀트들에 와르르 감정이 무너져 굉장히 피곤했던 상태. 원래는 송산문화창의지구를 좀 더 구경하다 갈 생각이었지만, 지친 마음에 무언가를 더 채우기보다는 비우고 싶었다. 비행기 시간까지 3시간 정도 텀이 있어 우연히 발견한 이 카페에 왔다.
12시 조금 넘은 시간. 이제 막 오픈해서 부산스러웠다. 창이 가장 잘 보이는 문 앞쪽 자리에 앉았다. 당분간 술을 먹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걸어왔지만, 오늘 기분은 술이었다. 게다가 밖에 비도 오고. 그래서 와인 한 잔을 시켰다.
와인을 홀짝이며 ‘반짝반짝 빛나는’의 나머지를 읽었다. 나도 우울한데 주인공인 쇼코의 감정마저도 우울해 감정이 극대화됐을 때, 갑자기 카페에서 혁오의 ‘tomboy'가 나왔다. 미친.
너무 이 우연히 신기해 영상을 찍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처음에는 또르르 정도였는데, 주르륵 흐르더라. 휴지도 없는데 또 우는 얼굴로 휴지를 달라하기 뭐해 손으로 훔치고 있는데, 직원이 슬쩍 오더니 휴지를 채워주더라.
무슨 외국 카페에서 책을 읽으면 우는 게 버릇이 된건가. 네팔에서도 그러더니. 너털웃음을 지으면서 다시 책을 읽으려고 하는데, 다음 노래를 듣고 가방을 챙겨 화장실로 뛰어갔다. 다음 노래는 아비치의 ‘wake me up’
그럴 때가 있다. 매일 열심히 다져놓은 초석이 갑자기 외르르 무너져 허탈하고 막연할 때가.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시 바닥을 깔고 살아가는 거지만, 읽고 있는 책의 쇼코 영향인지 사무치게 외로웠었다. 그 감정에 맞는 ’tomboy’와 ‘wake me up'을 들으니 감정 폭발.
그렇게 한 바탕 울고 나니 감정이 시원해졌다. 진정하고 책을 읽고 있는데 또 다시 나오는 한국 노래. 처음듣는 노래라 네이버에 검색했다가 빵- 웃음이 터졌다.
노래 제목은 ‘구원찬-슬퍼하지마’.
나는 너에게 다 맡기라고 말하고 싶어
나는 너에게 다 괜찮다고 말하고 싶어
너의 우울을 가져가고 싶어
현실은 나의 바램을 모르고
난 그저 널 안아줄 수 밖에
이제는 슬퍼하지마 Babe
유튜브 재즈바 백그라운드 플레이리스트에서 나온 음악이었겠지만, 이런 우연이 너무 좋았다. 감정을 끌어올렸다가 위로까지 해주는 플레이리스트라니.
와인 한 잔과 좋은 음악, 그리고 책을 읽으며 두 시간 정도 시간을 보냈다. 꽤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참 편안했다. 덕분에 문을 열고 들어올 때의 무거운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가격은 우리나라 카페나 바 정도의, 혹은 좀 더 비싼 가격이다. 하지만 분위기도 좋고, 알바생도 잘생기고^^ 친절하다.
나처럼 쉬고 싶을 때는 낮에, 친구들과 좋은 공간에서 수다 떨고 싶다면 밤에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日翼coffee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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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숍/커피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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