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볼 수록 아름답다. 병풍도 그렇다.
*친한 친구/가족과 간다면 관람시간 최소 2시간 필요
*관람시간은 18시까지/ 인당 15,000원
주말에 뭐할까. 하다가 집 근처에서 마땅히 할 게 없어 간 전시. 아모레퍼시픽 지하 전시는 블로그로만 가서 별 기대 안했었는데, 엄청 재밌었다.
집에서 빈둥빈둥하다가 17시 쯤 도착. 지하 1층이라길래 정말 지하로 내려갔는데 아무것도 없었다. 당황... 아모레퍼시픽 전시관은 입구가 1층 왼편에 있습니다. 저처럼 지하에서 헤매시는 분 없기를....^^
티켓부스에서 발권을 하니 관람시간 1시간 남았다고 한다. ‘병풍이야 뭐 1시간이면 충분히 보겠거니.’하며 별 생각없이 전시관으로 입장.

그런데 말입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 전시는 1시간으로 부족합니다. 전시 소재 자체부터도 스토리텔링이 많은데, 전시 품목도 50개 이상 되어 알차게 보려면 넉넉히 2시간은 필요할 듯 했다.
나랑 친구는 1관의 반, 4개의 병풍을 보는 데만 30분을 썼다. 해설 읽고, 그림 별로 눈에 띄는 특징들 구경하고, 그림 보면서 생기는 궁금증을 얘기했을 뿐인데. 그만큼 눈을 끌고, 얘기할 것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가장 재밌게 봤던 건 인물이 들어간 병풍들. 그 때 당시 조선인들의 생활상이 병풍에 디테일하게 그려져있는데, 이걸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집 형태나 옷, 머리, 동물들, 그리고 사람들 포즈까지. 한 병풍에 몇 천명이 그려져있는데 그들의 포즈와 표정이 다 다르다.



새로운 형태의 가마. 외발 바퀴 가마다. 가마는 모두 사람이 드는 건 줄 알았는데 이렇게 바퀴가 달린 것도 있었다.



병풍에는 ’무병장수’ 혹은 ‘재물‘을 기원하기 위해 십장생 동물들이나 여러 환수종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 상징들을 그림 연습한 병풍을 보면 위에 처럼 특이한 생전 처음보는 동물들이 등장한다. 좋은 의미를 가진 외국 동물들을 소문에만 의존해 그리다보니 이런 재미있는 모습이 나온 듯하다 ㅎㅎㅎㅎ 귀여워.
1관을 너무 열심히 구경해 2,3,4관은 후다닥 둘러보기. 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아래 병풍. 궁에 가면 자주 봤던 그림이지만 가까이서 보니 느낌이 다르더라. 에너지라고 해야되나. 병풍에서 생동감이 느껴졌다.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병풍. 정조 때 화성행차, 군사훈련, 의례 등 8개의 에피소드들을 모아놓은 병풍이다. 저렇게 가까이에서 자세히 보고싶을 만큼 그림의 디테일이 미쳤다. (앞에 유리로 가림막 되어있어 저정도 가까이 봐도 괜찮습니당 ^.^)



고즈넉한 분위기의 전시관. 멀리서 병풍을 볼 수 있게 의자도 마련되어 있다.

전시 후반부에는 수묵으로 그린 병풍들 등장. 폐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짧게 훑기만 했지만,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끌었던 작품 두 개.


특히 이 마지막 병풍은 정말... 사계절의 자연의 모습을 10첩 병풍에 그린 건데, 마지막 겨울 산이 미쳤다. 그 전의 계절에서는 채색으로 산을 표현했다면, 겨울 산은 테두리를 채색해 눈 덮힌 설산을 표현했다. 진짜 너무 멋있어...
전시 관람 가능 시간이 짧아 아쉬웠지만 콘텐츠들은 좋아 15,000원이 아깝지 않았던 전시. 삼각지나 용산에서 잠깐 시간이 생긴다면 방문 추천! 대신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로 관람 시간은 확보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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