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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센스 '저금통'

세상과/5. 음악

by 센슬리 2023. 7. 2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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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도' 아니다. ‘트랙마다' 레벨업 하는 이센스.
*'이방인', 'The Anecdote'보다
   ‘화’같은 감정이 많이 덜어진 느낌
*예전 Blanky Munn의 앨범처럼
  이번 앨범이 너무 좋아 다음 앨범이 너무 기대됨
*진짜 ’역시 이센스 미친놈(좋은 의미)‘ 사랑해 진짜💜

 


나의 사랑 이센스가 돌아왔다. 7/14 바로 어제. 
 
 

출처: 나무위키

 


 
7/14 18시에 앨범이 발매되자마자 전곡 훑고 들었던 첫 생각은 '역시 미친놈'. '예전 앨범 보다도'라는 비교를 하는 게 너무 멀게 느껴질 정도로, 매 트랙이 레벨업이었다. 누워서 듣다가 벌떡 일어나서 소리를 지를 정도. 아니 어떻게, 사람이 이럴 수 있지? Another level, God sens.
 
비트 사이로 그가 뱉는 랩들이 귀에 쏙쏙 박히는데 진짜. 이런 표현 싫어하는데 속된 말로 '싼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 예전부터도 가사 때문에 이센스를 좋아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이 갈고 나왔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림픽 경기를 하는데 혼자서 축구부터 야구, 장대 높이뛰기, 스케이팅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전 종목을 석권하는 느낌이랄까. 이센스가 플로우를 잘 타는 거야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를 사람이 없지만, '아 이런게 박자를 가지고 노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래퍼 지망생이었다면 '난 그냥 팔로워가 되겠소'하고 포기했을 거다.
 


 
*Track.3 A Yo(Feat.Beenzino)
https://youtu.be/6maHRbviGE8

 
*Track.4 What the hell 
https://youtu.be/pXtWmV4XAwU

 


 
 
트랙 별로 가보자. 굳이 나누자면 1-6번, 그리고 7-13번으로 나눌 수 있겠다. 힙합LE에서 이센스 앨범 후기들을 보면 초반 트랙에 비해 후반 트랙들(이 기준은 위에 나눈 대로)이 아쉽다는 평이 꽤 있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느꼈다. 1-6번까지의 트랙들은 '메시의 드리블 같은 이센스의 미친 스킬' + '거기에 버금갈 만한 미친 피쳐링 아티스트들(도끼, 빈지노)' 때문에 잠시도 귀를 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다음의 트랙들이 무채색으로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코스로 나오는 레스토랑에 갔는데 에피타이저부터 마라샹궈가 나와 입맛을 모두 마비시켰다고 비유할 수 있겠다. 음악이 진행되는 1분 1초마다 시간들을 쪼개서 '아 이게 랩이구나.'라며 감탄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렇다보니 7-13번 트랙을 처음 들었을 때는 아쉬울 수 밖에. 마라샹궈 뒤에 어떤 음식을 먹어도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지 않는가? 하지만 앨범을 여러번 들을 수록 그 아쉬움은 옅어진다. 담백하지만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사골곰탕'같은 느낌이랄까. (아 배고프지도 않는데 왜 모든 게 음식으로 비교하는 걸까. 껄껄.) 앞의 트랙들에 비해 단조롭다고 느껴질 수는 있지만 그 안의 가사들은 DAMM. 특히 '기분'은 정말. 힘을 뺀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진솔한 감정이 너무 와닿았다. 요즘 내 고민이랑 결이 같아서 그런가. 30대 넘어서의 연애는 다 이런 기분일까. 아, 나 그래도 2년 전까지는 '이런 게 사랑이구나' 하는 감정을 느꼈는데 어느새 이렇게 메말라갔을까.
 
 


 
*Track.11 기분(Kibun)
https://youtu.be/umDcQhTrhjMhttps://youtu.be/umDcQhTrhjM

 



이센스의 이번 앨범에 대한 감상은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겠다. 
 
2. 예전보다 안정되고 강해진 센스에 대한 리스펙
이번 앨범은 전의 앨범들보다 듣기 편했다. 지금 들으면 공감 500%지만, 사회 생활을 안했던 혹은 사회 초년생이었던 그 때의 내가 듣기에는 버거운 느낌이 있었다. 그 때의 앨범을 듣다가 결국 Blanky Munn의 노래들을 유튜브로 찾아 듣곤 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예전들과 편하게 들을 수 있다. '이유가 뭘까'하고 고민해봤는데 지금 현재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예전의 음악들에 있던 강한 내면의 분노가 덜 느껴져서'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 분노의 상대가 명확하지 않아 자신을 탓하던 목소리들이 줄어들고, 자신을 받아들인 느낌이었다. 받아들인다는 게 본인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본인이 존나 멋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도 포함.

자신을 받아들이면서 단단해 질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자기만의 색을 명확히 만들어가는 거라 생각한다. 이센스의 이번 앨범과 힙합 LE의 인터뷰를 보면, 그런 느낌이 더욱 든다.
 
 


 
*이센스 힙합 LE 인터뷰
https://youtu.be/m0Xl7mcN0wE

출처: 힙합 LE 'NEWS LETTER' 인터뷰

 
 
2. 다음이 더 기대되는 앨범
이 앨범을 무한 플레이하고 있는 지금, 예전 blanky munn의 노래들을 듣던 때가 생각난다. 16년 전, 슈프림팀으로 데뷔하기 전 그의 믹스테입을 들으며 목 빠지게 다음 앨범을 기다리던 그 때의 기분이다. 이 미친 Another level의 사람이 얼른 다음 곡을 내어줬으면 좋겠다. 이 다음 단계의 이센스가 궁금하다. 그는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중심을 잡고 마음의 여유가 생긴 듯한 지금의 그가 담아낼 세상들이 너무나 기대된다. 
 


 
최근 본 인터뷰에서 이센스가 그랬다. 잘 하고 있는 랩퍼들을 보면 힌트를 얻고, 자극이 될 때가 있다고. 지금의 이센스가 나에게 그렇다. 상반기의 목표들을 다 이룬 후, 그 다음 목표를 찾지 못해 방황하며 '대충 살고 싶다'를 입에 달고 살았던 나에게 센스형은 하나의 나침반이 되어주었다. 
 
"쉬는 시간이 제일 재미 없어요.
  지금이 너무 즐거워요"
 
인생의 무료함을 느끼고 있지만 도전을 두려워하던 나에게 정신을 차리게 해주는 문장. 내가 가장 즐거워하는, 콘텐츠를 감상하고 또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다시금 힘내서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날 괴롭했던 시선들도 가볍게 털어낼 수 있을 것 같고.
 
아까 형 노래 들으면서 산책하는데 진짜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었어. 언제나 개 멋있게 살아줘서 너무 고마워! 그렇다고 부담을 주려고 한 말은 아니고, 형은 걍 존재만으로도 존나 멋있어!!!!!!!!!!!!!!!!!!!!!!!!!!!
 
난 역시 자기 만의 색깔을 내면서 열심히 사는 사람을 좋아한다. 사랑해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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