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내 머리 속에서만 굴리다가 드디어 생각 정리.
생각의 결은, '습관만들기', '취준의 방향성' 두 가지가 큰 테마다. 작년 9월 마지막 실업급여를 받고나서 본격 취준생활을 한 지 3개월 째. 아파서 회사를 그만뒀기에 지난 1년은 의도적으로 "휴식"과 "회복"에 시간을 쏟았다. 하지만 어느새 1년이 훌쩍 지나 벌써 1월. 이제는 예전 감정에 휩쓸리지 않을 만큼 내면적으로 단단해진 걸 스스로 인지해서인지 이제는 "지속가능함"과 "발전"에 초점이 맞춰진다.
한없이 게을러지기 딱 좋은 상태 '백수', 그리고 계절 '겨울'. 게다가 1/2 라섹 수술을 하면서 12월 동안 열심히 지켜왔던 루틴들이 무너져 혼란을 겪는 중이다. 그 때도 100%는 아니었지만 방향성이 있었고, 최소한 운동시간은 고정되어있었는데 지금은 두 가지도 지켜지지 않는다. 휴식이라는 허울 좋은 핑계는 이제 그만. 유튜브, SNS 등 도파민에 뇌를 녹이면서도 한 켠에 들었던 생각들을 정리하고 다시 루틴을 잡아보려고 한다.
: 어떻게 지치지 않고 "그냥" 할 수 있을까. 매주 작심삼일의 인생을 사는 나. 3일 이상 유지하고 싶은 마음과 달리 지속되지 않은 루틴. 잠시 멈춤 뿐이라면 상관없지만, 휴식기에 폭식을 하거나 유튜브만 보는 등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을 정도로 나를 놓아버리곤 한다. 때문에 재루틴화를 위해서는 평소 습관을 지킬 때보다 2배 이상의 노력을 해야된다. 얼마나 낭비인지.규칙을 따라 살았다는 것에 대한 보상심리 및 일탈의 행동이 나를 갉아먹는 또 다른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중이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벼락치기의 삶이 지속되는데... 이제는 꾸준히 지속하는 습관의 힘으로 나를 업그레이드하고 싶다.
이를 위해 그동안 시도했던 방법들을 적어본다.
*방법 1) 목표를 세우자
① 현실:
a. 위에 언급했듯 3일 이후부터는 흐지부지 된다. 아마 그건 N중의 N인 나이기에 상상만으로 목표를 이룬 듯한 기분에 더이상 성취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듯하다. 거울만 봐도 내 몸의 체지방은 그대로라는 걸 알 수 있을 텐데 현실 인식이 좀 부족한 편인 듯.
b. 또한 목표를 위해 집중해야될 때면 현재의 즐거움을 "포기"한다는 생각이 든다. 포기하는 즐거움이라고 해봤자 유튜브, SNS의 좋아요, 자극적인 매운맛들인데 이걸 쉽게 놓지 못하겠다. 이 과정을 이겨내는 사람들은 변한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행복하다고 하는데... 필요할 때는 상상을 안하고, 왜 불필요한 것들만 상상하는 것일까. 포기가 아니라 즐거운 과정이라는 생각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② 방법:
a. 가장 머리가 맑은 시간에 해야할 일들을 집어넣자.
- 이를 위해 자기 전 반드시 확언노트 자리를 세팅하자. 그리고 아침에 내려와서 무조건 명상하고 확언노트 쓰는 습관을 갖자.
- 또 최종 목표와 그 사이의 세부 목표들을 다시 작성해서 벽에 계속 붙여놓자. 사람도 자주봐야 정이 생긴다고, 내가 움직이는 모든 것에 목표가 보일 수 있도록 하자. 핸드폰 메모장에만 적고 잘 안봤더니 자꾸 방향성을 잊는다.
- 추가적으로, 단기간에 목표를 이루려는 집착을 버리자. 예전 회사에서도 빨리빨리 성취하려는 것 때문에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는가. 조급해질 때면, "이 과정 끝에는 결국 내가 원하는 목표가 있을 거다."라고 생각하자. 지루할 때면, "목표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자. (도파민 중독자인 나는 아마 이게 제일 어려울 듯. 그래도 계속계속 리마인드 해야지)
*방법 2) 시간과 공간을 분리하자
① 현실:
- 운동은 헬스장!에서 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헬스장에 안가서 결국 망한다. 아침에 잠을 깨기 위해 헬스장에서 하루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잠이 많아 아침 계획이 망한다. 첫 계획부터 망하다보니 패배감이 온 몸을 지배해서인지 결국 아무것도 안해게 된다. 아침 헬스장에 가기만 하면 뭐라도 하는데, 가서 할 루틴이 부담스러운 건지... 그리고 라섹 후 눈이 쉽게 피로해지니 걱정스러운 마음(진짜?)에 잘 안하게 되는 것도 있음. 더 오래하면 눈 나빠질 테니까, 하며 타협. 그러면서 카톡 + 인스타는 겁나 하죠. 아주 얕은 도파민 중독인간...
② 방법:
- 아침 운동이 나에게 맞는 지 확인해보자. 이를 위해선 일단 헬스장 가봐. 가서 빡센 복근+맨몸운동을 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그냥, 그냥 헬스장에 앉아있어도 된다." 는 마음으로 가보자. 확언노트를 먼저 쓰면 굉장히 귀차니즘이 생기고 뭐 먹고 몸이 무거워서 또 밍기적 거릴 듯.
*방법 3) 즐겨라
① 현실:
- 목표한 계획들을 다 이루면 즐겁긴 한데 그 과정이 즐겁지가 않다. 제일 큰 장애물이 뭘까? 생각해보면 얼른 끝내고 뇌 빼고 유튜브, 인스타 하고 싶다... 껄껄. 비생산적인 걸 알면서도 얕은 도파민에 이미 중독되어버린 나.
② 방법:
- 자극이 발현되고 SNS를 켜기까지 무의식적 과정이라 끊기 어렵겠지만 지속적으로 이 생각을 하면서 방지턱을 만들어보자. "이 욕망이 필요한 욕망인가?" 이 질문 만으로도 황소같이 달려가는 내 손을 잠시나마 멈출 수 있지 않을까.
: 내가 즐기는 음악, 운동 콘텐츠의 트렌드를 보면 "확장"이 대세인 것 같다. 사실 제휴/콜라보는 몇 년전부터 식품업계에서 유행처럼 번지긴 했지. 무분별한 콜라보의 시기는 이제 지나고 사람들은 점점 자신의 시간이 아깝지 않은,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콜라보를 소비한다.
팝업을 다니고, 전시를 다니는 것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연결을 위한 "스토리" 를 캐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듯하다. 다른 상품 두 가지를 연결하면서도 고객의 마음을 끄는 스토리. 아이디어가 매일매일 번뜩이는 천재는 난 아니기 때문에 타인의 이야기들을 많이 감상하고 내 언어로 기록해야겠다. 영화, 책. 정말 많이 읽고 생각하자.
: 지난 3개월 간 취준을 하면서 느낀 건, '엄청난 스펙 or 깊은 경험이 없다면 경력직 이직은 쉽지 않겠구나.'였다. 나같은 경우, 학력이나 자격이 많이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업무 경험 자체가 특별하기 때문에 금방 취업이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서류 합격률이 20% 내외밖에 되지 않는 현실을 자각하고 이를 극복할 방법들을 고민했다. 우선 지원 직무 범위를 넓혔다. 포괄적이었던 업무 경험들을 '사업개발', '행사기획', '브랜딩' 세 가지 분야로 나누었고, 각 직무 별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따로따로 만들었다. 하지만 경험의 폭이 얕아서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류 합격률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다른 지원자와 다른 나만의 차별점, 나만의 킥은 무엇일까. 업무 경험과 별개로 고객 데이터 활용 필요성을 느끼고 독학으로 공부한 "데이터 리터러시 능력"을 접목시켜보기로 했다. 그러던 중 데이터사이언스로 일하는 분에게 짧은 컨설팅을 받았고, 데이터 관련 업무를 접목하기 위해서는 실무 프로젝트 기반 내실을 쌓기를 권유했다. 자격증은 단순 입문 레벨일 뿐. 근데 이건 나도 자격증 공부하면서 많이 느꼈던 터라 그의 조언이 깊이있게 와닿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프로젝트들을 통해 내가 배운 것, 한 것들을 잘 기록해놔야 한다는 것.
서류 지원할 때마다 파워포인트로 피피티 수정하는 게 귀찮아 친한 개발자 지인에게 관련 플랫폼에 대해 물어봤다. 내 커리어를 알고 있는 그는 노션 활용을 추천했다. 커리어 경험을 기록하기 좋고, 많은 기획자들이 활용한다고 한다. 인사 업무를 하는 친한 지인도 요새 링크드인 활동을 늘리고 있다. 단순 커리어 정리뿐만 아니라 업무 관련 읽은 책, 본인 커리어 방향에 대한 고민을 기록하고 관련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 활동들 역시 기록으로 남아 그 사람만의 색과 방향을 만들고 있다.
지난 취준 과정과 지인들과의 대화를 살펴보면서 셀프 브랜딩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다. 회사가 나에게 준 업무를 단순 쳐낼 뿐만 아니라, 내가 한 일과 배운 점을 '꾸준하게' 기록해야 한다. 이 과정을 '노션'과 '링크드인' 등 커리어 SNS 플랫폼을 활용해 네트워킹을 확장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색을 만든다.
눈 수술하고 이정도면 꽤 쉬었다. 그동안 그래도 시간을 버리지만은 않았다고 생각하자. 여행 다녀오고 1월 동안은 데이터 국비교육과 함께 SNS 플랫폼 활용 방법을 디깅해야지.
:?자소서를 쓰거나 포폴 작업 중, 하나씩 교정해야하는 작업을 할 때면 머리 속에 "대충살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 찬다. 근데 여기서 굉장한 가정의 오류가 있는게 이미 대충살고 있다는 것이다. 저 생각만 보면 진짜 세상 열심히 사는 줄... 다행인 건 자기인식 레벨이 낮지 않아 다시 해야할 일에 찾아간다는 것.
그런데 이런 생각의 과정들은 내가 아주 디테일한, 문서를 교정하거나 번역을 할 때 주로 든다. P중의 P였던 내가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J가 됐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걸 보면 나는 지금 내 기질을 거스르고 있는 중인 듯 하다. 하지만 완성도는 디테일에서 나온다는 걸 알기 "떄문에 대충할 수는 없는 노릇.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첫 번째는 환기, 두 번째는 해야할 일을 리스트업해놓기. 디테일한 작업을 해야하는 압박감이 올 때면 일단 다른 일을 한다. 주로 SNS나 유튜브를 보는데 이는 업무 흐름이 끊기는 아주 큰 이유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밖에 나가서 10분 정도 걷다 오는 것. 혹은 오늘처럼 스트레스를 풀 대상을 찾으면 된다. 오늘의 경우는 숏다리 씹기와 메모장에 내 상태에 대해서 글 쓰기.
두 번째로 하기 싫은 이유 중 가장 큰 건 "하기 싫다"는 감정이다. 설혹 내가 해야할 일이 매우 적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에 휩쌓여 일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한다. 이럴 때는 허리를 의자에 잔뜩 기댄 체 볼맨스러운 표정으로 해야할 일들을 적는다. 그 일들을 순서에 맞추어 배열한 뒤, 잠깐의 환기 이후 작업들을 진행한다. 그러다보면 생각보다 일이 빨리 끝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즉, "하기 싫다"는 감정에 휩쌓이지 않도록 감정을 나열하고 거기서 해야할 일들을 객관적으로 적어보자.
머리 속을 가득 채운 채 부풀기만 했던 생각들이 정리되니 머리가 명료해졌다. 매일의 다짐이지만 꼭, 꼭!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하루 말미에 잡아야지.

마 잘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