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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우리술 칵테일 시음회/ 삭히다 & 상생상회

세상과/6. 술

by 센슬리 2023. 9. 8.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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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판매 활성화를 위해
소규모 양조장 연합 커뮤니티가
진행하는 행사로 인상깊었던 시음회


 
지난 8월 25일 '우리술 칵테일 시음회'에 다녀왔다. 게으름부리다 늦은 후기. 각설하고, 이 행사는 소규모 양조장 조합인 '삭히다' 와 인사동에 위치한 '상생상회'의 공동주관으로 진행하는 행사였다. 본 행사는 2회에 거쳐서 진행됐고, 나는 두 번째 행사에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8월 8일 쌀의 날을 기념해 우리쌀을 주재료로 하는 전통주들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사실 쌀의 날은 명분이었을 지도. 아무튼 전통주 대중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진행된 이 행사에서 나는 '선인양조'와 'J&J브루어리'의 술 각각 2종, 3종과 이 술들을 베이스로 하는 칵테일을 시음했다. 


 


(5년 전 전통주을 마실 때보다 패키징이 많이 세련되졌다. 어쩜 라벨들이 이렇게 예쁜지. 게다가 요새는 술을 소개하는 리플렛마저도 엄청 세련되졌다. 확실히 예전보다 마케팅에 힘을 쏟는 전통 브랜드들이 많아졌나보다.)

이 날 행사는 '선인양조'와 'J&J 브루어리' 순서로 시음을 진행했다. 각각의 양조장을 대표한 두 분의 도슨트(?)들이 간단히 양조장과 술들을 설명했다. 
 


’선인양조‘


  • 양조장 소개: 이곳의 ‘김미숙 대표’는 원래 도봉산에서 한식주점을 운영했었고, 그 때도 직접 빚은 탁주를 판매하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로 영업에 제한이 걸리며 손님이 크게 줄었고, 그 후로 양조법을 더 깊게 공부한 후 '선인양조'를 차렸다고 한다. 
  • 대표 술: ’선인양조‘의 대표 술은 쌀 누룩에 홍곡균을 입힌 누룩 ‘도화곡’으로 만든 막걸리들이다. 대표적으로 ‘도봉산막걸리’와 삼해주’가 있으며, 도봉산 막걸이는 8도/ 12도 두 종류가 있다. ‘삼해주’는 우리에게 익숙한 ‘삼해소주’가 아닌 ‘삼해막걸리’다. '선인양조'의 '삼해주'는 우리나라 최초 요리서적인 ’조선디미방‘에 소개된 제조 방법보다 쌀 함유량을 높였다고 한다.
  • 테이스팅 노트
분류도수테이스팅 노트
도봉산 막걸리8도*향: 신향이 강하다. 흔들수록 은은한 꽃향
*맛: 드라이하고 새콤한 술. 쌀의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음.
새콤달콤 먹은 후의 느낌과 비슷. 신 맛 때문에 침이 고이는 느낌.
삼해주(탁주)15도*향: 달큰한 쌀향, 바닐라향
*맛: 드라이하고 담백한 술. 달큰한 향과 달리 약간의 쓴맛. 

 

도봉산 막걸리
삼해주

J&J 브루어리


  • 양조장 소개: 용인시에 위치한 양조장으로 두 부부가 운영. 두 부부 이름의 이니셜을 따 J&J 브루어리로 이름을 지었다 한다. 남편은 '국가대표 전통주 소믈리에'이며, 어릴 때부터 친척들이 가양주를 빚는 모습에 술을 빚게 되었다고 한다. 
  • 대표 술: 'J&J 브루어리'의 대표 술은 '청혼' 시리즈이다. '청혼' 은 2017년 두 부부가 주예사 교육 과정 과제로 만든 과하주에서부터 시작해 현재는 '탁주', '약주', '증류주'를 포함해 4종의 '청혼' 시리즈가 완성되었다. 
  • 테이스팅 노트
분류도수테이스팅 노트
호심(탁주)17.5도*향: 단향과 신향의 발란스가 좋다. 약간의 누룩향이 느껴진다.
*맛: 도수가 높은 탁주는 처음인데 부담스럽지 않다. 부드러움. 다만 알콜이 높기 때문에 끝맛이 약간 쓰다.
청혼 블루(약주)17.5도*향: 쌀향을 베이스로 은은한 과실향이 느껴진다. 바나나향 약간.
*맛: 과실향이 있고, 묵직한 바디감이 느껴진다.
청혼 골드(과하주)19*향: '청혼 블루'의 향이 스펙트럼이 넓어진 느낌이다. 다채로운 과실향
*맛: 많이 익은 사과맛이 강하게 난다. 도수가 높으니 당연히 '청혼블루'보다 바디감도 깊다  

 

 
그리고 두 양조장의 술들로 만든 칵테일들.


호심노을 칵테일 & 도봉산 막걸리 쉐이크


1. 호심노을 칵테일

- 제조법: 그레나딘 시럽 + 오렌지쥬스 + 호심노을
- 테이스팅 노트: 오렌지 쥬스를 마시는 느낌이었다. 알콜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음. 
 

2. 도봉산 막걸리 쉐이크

- 제조법: 도봉산 막걸리 + 우유(?) + 얼음. 
> 개인 기호에 따라 과하주를 추가해서 먹을 수도 있음. 
- 테이스팅 노트: 이도저도 아닌 느낌. 비율이 안맞는 건지 막걸리 본연의 맛도, 밀크 쉐이크의 맛도 없이 어중띤 맛. 과하주를 넣으니 더더욱 맛이 섞여 개인적으로는 별로였다.
 
 


 

보통 소규모 전통주들은 접점을 찾기가 많이 어려운 편인데 이번 시음회는 그 접점들을 만들어줘서 좋았다. 덕분에 바틀샵이나 주점에서 쉽게 접할 수 없던 술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소규모 양조장들의 술을 알리기 위한 '삭히다'라는 커뮤니티도 알게되어 인상적이었다. 전통주 산업에서는 처음 본 '커뮤니티'였는데 이번 행사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접점을 만드는 행사를 하는 것 같았다. 좋아하는 분야에서 작은 커뮤니티의 활동은 언제나 관심이 간다.
 
다만 시음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 이렇게 시음회를 찾아올 정도면 전통에 관심있고, 자기만의 경험을 쌓고 싶은 사람들이 많을 텐데 간단하게라도 테이스팅 노트를 적기 전에 다음 술을 시음해야했었다. 내가 테이스팅 노트를 적는 게 익숙치않아 시간이 더 걸렸을 테지만 그래도 조금만 더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그래도 도수가 높은 탁주, 향과 맛의 스펙트럼이 넓은 약주 등 다양한 술들을 만날 수 있어 즐거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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