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나의 취업과 안정감을 기뻐하며 술을 샀다. 심지어 남의 청모에서 오늘 너무 기뻐 굳이 본인이 결제하겠다며.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술 마시는 내내 고생했다는 말을 하는 친구를 보며, 참 고마웠다.
한동안은 정말 남매처럼 붙어다녔던 친구였다. 연애사는 물론, 각자의 가족 상태까지 일부를 공유할 만큼 많이 기대던 친구였다. 하지만 아쉬운 타이밍에 서로가 멀어졌다. 서로가 기대고 싶었던 순간 서로를 받아들일 만큼의 여유가 없었던 순간의 서운함 때문이었던 것 같다. 정말 아쉬운 타이밍이었지만, 그 때 당시 노력할 만큼의 여유가 서로에게 없었다. 침묵의 시간 만큼 쌓였던 실망감과 서운함이 어느새 시간이 지나 2년이 되었다.
사실 나는 그 동안 우선순위가 달라져서, 바빠서, 관심이 낮아져서 등 여러 이유로 이 친구와 거리를 두었던 것 자체도 잊었다. 하지만 마음의 짐이었다며 2년 만에 만난 자리에서 이야기를 친구를 꺼내는 친구를 보며, 너한테는 또 다른 상처였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 상처를 함께 나누지 못해 미안했다.
그 친구와의 대화는 오늘의 공허감을 채워주었다. 몸도 아픈데 나는 애만 쓰고 있었구나. 하는 허탈함, 공허감에 하루종일 풀이 죽어있었다. 그런 하루 중 나를 아껴주고 생각해주는 진심은 더욱 고마운 마음이었다.
고마운 마음을 잘 모으고, 또 그 마음을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