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플리트
자다르에서 넘어와서인지
너무 도심같아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동안의 도시들,
자그레브/ 플리트비체/ 자다르는 모두
느리고 평화로운 느낌이었다면
스플리트는 부산같은 대도시 느낌이었다.
다행히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 안,
올드타운은 크로아티아만의 색이 있는 공간이었다.
로마 왕이 은퇴 후 여생을 보내기 위해 머물렀던 궁전.
왕이 떠난 자리에 하나 둘 사람들이 자리잡으며
어느새 궁전이 하나의 타운이 되었다.
골목골목 길을 잃고, 좁은 골목들 사이
개성있는 가게들을 만나는 재미가 있던 곳.
비가 오기 전이라 바람이 강하고 날이 흐렸지만
오래된 성과 항구를 배경으로 들리는 노래소리가
우중충한 날씨를 상쇄시켰다.
자다르보다 물이 더러워서인지 따개비들이 많았고,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부유물들도 많았다.
타이타닉호 같은 대형 크루즈들이 많았고
호호 할머니 할아버지인 탑승객들이
알록달록 색의 옷을 입고 가이드를 따라다녔다.
의욕없이 시작한 여행이었지만 끝이 다가오자
괜한 아쉬움에 센치해져
엄마와 이런 저런 질문을 하며 대화를 했다.
“죽기 전 신이 내가 살아온 과거로
하루 돌아가게 해준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가?”
한국에서의 걱정은 나중에 생각하고
현재를 즐기자를 자주 생각하다보니
영화 ‘어바웃타임’이 생각났고 그와 연계해
이 질문이 떠올랐다.
말하는 나도 울컥울컥 했는데,
한참동안 생각하더니 엄마는 울더라.
깜짝 놀라 왜 우냐고 물어봤더니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미어졌다는 엄마.
주책이야 껄껄 웃으며 우리가 했던 답은
아빠가 퇴근하고 집에와 가족 다같이
돼지고기 많이 들어간 김치찌개를 먹던,
평범한 하루로 돌아가고 싶다였다.
엄마라는 역할을 가진
당신과 함께 한 모든 순간이
사랑이었습니다 (하트) (하트)